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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뷰티건강 인사이트] K-뷰티, 다시 전성기 맞을까? - 2025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수출 동향 분석
  • 기사등록 2025-07-02 16:36:02
  • 기사수정 2025-07-02 19: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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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뷰티건강산업신문 김현주 기자]


글로벌 경제가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K-뷰티 산업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웰니스와 셀프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능성과 안전성, 지속가능성을 겸비한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위축됐던 글로벌 공급망과 소비 시장이 회복됨에 따라, 2025년 상반기 K-뷰티의 수출 실적은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울러 국가별 소비 트렌드의 세분화,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 구도 변화, 그리고 디지털 중심 유통 채널의 확대 등 새로운 시장 환경 속에서 K-뷰티는 또 한 번의 전략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K-뷰티 수출, 다시 상승 곡선… 2025년 상반기 10.2% 증가


2025년 1~5월 화장품 수출액은 약 3.61 억 달러(한화 약 4.9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이 중 특히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64.8% 급증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 한 해 동안에는 총 102억~103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우리나라가 세계 수출 3위국 자리를 공고히 했다.


특히 미국은 2024년 기준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고, 중국과 독일을 제치고 프랑스·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무역협회 공식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로이터는 “한국이 2024년 미국에 대한 화장품 수출 1위를 차지”하며, 온라인 유통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고성장은 ‘기능성·더마 중심의 제품 전략’과 소비자 맞춤형 포뮬레이션이 주효한 덕분이다. Vogue Business는 “2024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20.6% 증가한 102억 달러에 달했다”며 스킨케어·안티에이징 등 고기능 제품의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Tirtir·d’Alba·Beauty of Joseon 같은 스타트업들이 Ulta Beauty, Sephora, Target, Costco 등 미국 유력 유통채널과 오프라인 입점 논의 중이라는 로이터 인터뷰도 더해지며, 미국 시장 내 현지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저가+고기능’ 전략이 통했다… 경쟁국 속 부활하는 K-브랜드


K-뷰티가 다시 주목받는 데에는 ‘합리적 가격대의 고기능 제품’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피부 진정, 트러블 케어, 항산화, 항노화 등 특정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더마코스메틱 제품군이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신뢰를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센텔라아시아티카(병풀 추출물), 나이아신아마이드, 마데카소사이드 등 기능성 성분 기반의 제품은 유럽과 북미 소비자 사이에서도 ‘과학적으로 효과를 입증한 K-스킨케어’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랜드로는 Tirtir(‘마스크핏 쿠션’), d’Alba(‘화이트 트러플 미스트’), Beauty of Joseon(‘진정 세럼’)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30달러 이하의 중저가 가격대임에도 피부과 테스트 완료, 저자극 인증, 임상시험 결과 등을 명시하며 전문성과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뷰티산업연구소 윤지영 소장은 “이제는 단순히 K-팝이나 드라마의 인기만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어렵다”며, “‘입소문 마케팅’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효능 증명’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주요 유통 채널인 Sephora, Target, Ulta Beauty에서는 ‘Clean Beauty’와 함께 ‘Lab-Proven’, ‘Skin-Certified’ 라벨이 부착된 K-뷰티 제품군의 입점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경쟁국들도 치열한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프랑스는 럭셔리 더마 제품군 강화, 일본은 미니멀 케어와 약용(약국 유통 기반) 화장품을 앞세우고 있으며, 최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중국 로컬 브랜드가 꼽힌다. 완메이즈(完美日记), 플로랄리스(花知晓) 등은 Z세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SNS 중심 브랜딩과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통해 동남아와 중화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도 브랜드 고유 철학 확립, 기술력 기반의 ‘투명한 신뢰 마케팅’, 피부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 등 차별화된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한 K-컬처에 의존한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신뢰할 수 있는 과학’과 ‘지속가능한 혁신’으로 무장한 K-브랜드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변화된 유통 전략… “이젠 온라인보다 ‘하이브리드’가 답”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온라인 중심 유통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최근 K-뷰티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체험 중심의 오프라인 공간, AI 기반 피부진단, 피부 분석 후 맞춤 추천 등 고객 참여형 경험 설계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순 진열 매장을 넘어,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써보고 피부 상태를 분석받은 뒤, AI가 성분을 조합하여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주는 ‘스마트 매장’이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브랜드 Amorepacific은 싱가포르 아이온 오차드(Ion Orchard) 매장에 AI 기반 피부 분석기와 맞춤형 토너 제작기를 도입하여, 현지 소비자들에게 ‘내 피부만을 위한 스킨케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세포라(Sephora)도 AI 기반 진단 서비스 'Color IQ', 가상 메이크업 체험(Virtual Try-On) 기능을 제공하면서,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K-뷰티 브랜드도 기존 온라인 쇼핑몰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피부 고민 진단 → 제품 매칭 → 후속 구매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형 유통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이제 화장품은 더 이상 단순 소비재가 아닌, 나만을 위한 웰니스 솔루션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오프라인에서의 감각적 경험과 온라인의 편리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유통 환경이 글로벌 소비자를 사로잡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도 탄력… 맞춤형 화장품 인증제도 확대 예정


2025년 하반기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맞춤형 화장품 제도’의 인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소비자의 피부 타입, 건강 상태, 선호 성분 등을 고려해 현장에서 바로 조제하거나 조합하여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제 샌드박스형 제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개인화 뷰티’ 트렌드에 부합하는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일부 화장품 매장에서만 시범 운영되던 이 제도가 확대되면, 맞춤형 조제 화장품의 유통 채널과 적용 범위가 넓어져 K-뷰티의 차별화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피부 분석기술, AI 기반 진단 솔루션, 성분 알고리즘 조합 등 뷰티테크와 결합된 제품군에 인증을 부여하는 방식이 검토 중이다.


정부는 산업 전반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제도적 기반도 마련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 7월부터 ‘K-뷰티 글로벌 챌린지 펀드’를 조성하고, 해외 인증 취득, 글로벌 마케팅, 수출 역량 강화 교육 등 실질적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FDA 등록, 중동 할랄 인증, 아세안 지역 위생 신고 등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컨설팅도 포함되어 있어, 중소 뷰티 브랜드들에게는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한 수출 장려를 넘어, 제품력+기술력+인증 신뢰도까지 삼박자를 갖춘 기업만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정부는 정책의 선도적 실행과 민간의 혁신 역량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소프트 파워’보다 ‘과학기술력’의 싸움”


성균관대학교 뷰티산업연구소 윤지영 소장은 “K-뷰티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한류 확산이나 이미지 마케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제는 문화적 감성에 기술적 신뢰를 더한 ‘하드 파워’ 기반의 제품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피부 생리학 기반의 고기능성 처방, 소비자 피부 데이터 축적 및 분석 기술, AI 기반 맞춤 추천 알고리즘, 디지털 진단 장비와 연계된 제품 설계 등을 K-뷰티 차세대 성장의 열쇠로 꼽았다. 예를 들어, AI가 개인 피부 상태를 분석해 제품 조합을 제안하고, 실제 조제까지 연결하는 디지털-오프라인 융합 전략은 이미 일본, 북미에서 호응을 얻고 있으며, K-뷰티가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또한 그는 “앞으로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신뢰를 ‘증명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임상실험, 논문 기반 효능 데이터, 글로벌 인증(예: EWG, 비건, 할랄 등) 확보는 K-뷰티의 필수 경쟁 조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특히 ‘뷰티테크(Beauty Tech)’와 ‘헬스케어 기술’의 융합을 통해 K-뷰티가 전통적인 화장품의 범주를 넘어, 라이프케어·디지털 웰니스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나 트렌드가 아닌, 국제적 기술 경쟁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산업 도약의 방향성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 모두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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